AMD 젠 6 APU, 저클럭에서 이전 세대를 압도한 아키텍처 혁신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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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Pro

벤치마크 점수 하나 보고 이렇게 오래 붙잡고 있었던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긱벤치에 뜬 AMD 차기 APU 유출 정보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숫자를 두 번 세 번 다시 봤습니다. 2.0GHz. 요즘 노트북 CPU 치고는 낮아도 너무 낮은 클럭인데, 그 클럭으로 전 세대 플래그십을 앞섰다는 겁니다. 채굴기 돌리던 시절부터 클럭 대비 성능, 그러니까 아키텍처 효율성이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 변수인지 몸으로 배운 입장에서, 이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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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2GHz짜리 엔지니어링 샘플이 만든 이상한 성적표

이번에 유출된 칩은 AMD의 차세대 APU, 코드명 메두사 포인트(Medusa Point)입니다. 긱벤치 데이터베이스에 Plum-MDS1이라는 플랫폼으로 잡혔는데, 이건 AMD가 28에서 45W 구간 차세대 SoC를 검증할 때 쓰는 평가용 보드라고 합니다. CPU ID는 100-000001713-33_N, 라이젠 9급으로 분류돼 있고 10코어 20스레드 구성입니다.

흥미로운 건 이전 유출과 비교했을 때 클럭이 오히려 내려갔다는 점입니다. 예전 샘플은 베이스 2.40GHz였는데, 이번 건 베이스 2.00GHz에 최대 2063MHz로 더 낮습니다. 그런데도 점수는 싱글코어 3174점, 멀티코어 15092점으로 이전보다 높게 나왔습니다. 캐시는 L2 10MB, L3 32MB로 표기됐는데 L3 쪽은 오표기 가능성이 있다고 하니 이건 참고만 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이 점수를 현재 나와 있는 라이젠 AI 9 365(Zen 5, 10코어, 부스트 최대 5.0GHz 근처)의 평균 긱벤치 점수와 비교하면 싱글코어 29%, 멀티코어 22% 더 높습니다. 5GHz대로 돌아가는 칩을 2GHz짜리가, 그것도 아직 완성품도 아닌 엔지니어링 샘플이 이겼다는 거죠. 너무 잘 나온거 같아서 한편으로는 살짝 의심도 생깁니다.

클럭이 아니라 구조가 다르다는 신호

여기서 먼저 짚어야 할 게 있습니다. 클럭이 절반 이하인데 점수가 더 높다는 건, 사이클당 처리하는 일의 양, 흔히 말하는 IPC가 크게 늘었다는 뜻입니다. 예전 채굴기 돌릴 때 그래픽카드 클럭을 낮추고 전압만 살살 깎아도 해시레이트 대비 전력 효율이 확 달라지는 걸 자주 봤는데, 딱 그 원리와 같습니다. 클럭은 숫자놀음이고, 진짜 실력은 클럭 1Hz당 얼마나 많은 일을 끝내느냐에서 갈립니다.

메두사 포인트는 4+6 구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통 Zen 6 코어 4개와 효율 특화 Zen 6c 코어 6개를 섞은 구조인데, 비유하자면 단거리 스프린터 4명과 페이스 조절에 능한 마라토너 6명을 한 팀에 넣은 셈입니다. 무거운 작업은 스프린터가 치고 나가고, 백그라운드처럼 꾸준히 도는 작업은 마라토너가 전력 아끼면서 처리하는 구조죠. 이 배분이 잘 맞으면 저전압, 저클럭 구간에서도 전체 처리량이 크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게 이번 샘플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FP16 AVX-VNNI 지원입니다. 쉽게 말하면 인공지능 연산에 자주 쓰이는 저정밀도 실수 연산을 하드웨어 차원에서 더 빠르게 처리하는 명령어 집합입니다. 게임이나 일반 사무 작업에는 당장 체감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노트북에서 돌아가는 로컬 AI 기능들이 늘어나는 지금 시점에 이 지원이 들어간다는 건 방향성 자체가 뚜렷하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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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Zen 6 LP 코어는 실제로 어떤 기기에 탑재되나요

재미있는 건 메두사 포인트와 별개로 AMD가 Zen 6 LP라는 새로운 코어 등급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황입니다. AMD 엔지니어 비샬 바돌레(Vishal Badole) 명의로 리눅스 커널에 올라온 패치를 보면, CPUID Fn0x80000026 EBX 31에서 28번 비트 값이 2일 때 이걸 저전력 전용 코어로 분류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유휴 상태나 백그라운드 작업에서 최소 전력만 쓰도록 설계된 코어라는 겁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이전까지 AMD 이기종 코어 구성은 Zen 5와 Zen 5c, 즉 성능형과 효율형 두 종류뿐이었습니다. 여기에 저전력 전용 등급이 하나 더 생긴다는 건 확실히 새로운 시도입니다. 그리고 이 Zen 6 LP 코어가 처음 언급된 곳이 다름 아닌 PS6 포터블, 그러니까 소니가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휴대용 게임기용 Canis APU라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소문으로는 Zen 6c 코어 4개에 Zen 6 LP 코어 2개를 조합한 구성이라고 하는데, 리눅스 커널 패치가 이 소문에 신빙성을 더해준 셈입니다. 물론 이게 확정된 제품 발표는 아니니 하나의 정황 증거 정도로 받아들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Medusa Point APU 성능은 Zen 5 대비 얼마나 향상되나요

지금까지 나온 수치만 보면 싱글코어 29%, 멀티코어 22% 향상이라는 인상적인 그림이 나옵니다. 다만 이 숫자를 곧이곧대로 최종 성능으로 받아들이기엔 이릅니다. 엔지니어링 샘플은 통상 최종 출시 클럭보다 낮게 돌아가는 경우가 많고, 펌웨어나 플랫폼 튜닝도 아직 완성 단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전 유출 샘플은 2.40GHz였는데 이번엔 2.00GHz로 오히려 낮아졌다는 것만 봐도, 지금 단계에서 클럭 관련 수치는 계속 흔들릴 걸로 보입니다.

플래그십 라인업 쪽 소문도 같이 봐야 합니다. 10코어 APU 다이에 12코어 데스크톱 CCD를 붙여서 최대 22코어까지 확장하는 구성이 거론되고 있고, 내장 그래픽은 RDNA 3.5+ 계열로 불리는 8개 컴퓨트 유닛이 유력하다고 합니다. 코어 수는 늘어나는데 그래픽 유닛 수는 그대로 유지된다는 부분이, 이번 세대가 CPU 쪽 효율 개선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Zen 6 아키텍처는 인텔 노바레이크와 어떻게 경쟁하게 되나요

솔직히 이 질문에 대해서는 지금 갖고 있는 자료로 답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습니다. 이번에 살펴본 유출 정보들은 전부 AMD 쪽 벤치마크와 커널 패치에서 나온 내용이라, 인텔 노바레이크가 같은 시점에 어느 정도 성능과 전력 구간에서 나올지는 확인된 게 없습니다. 다만 메두사 포인트가 2027년 초 CES 시점 출시를 목표로 한다는 이야기가 있는 걸 보면, 두 회사 신제품이 비슷한 시기에 맞붙을 가능성은 꽤 높아 보입니다. 이 부분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변수로 남겨두는 게 정직한 태도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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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클럭을 낮추고도 이전 세대를 앞서는 칩이라니, 겉으로 보면 마법 같은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뜯어보면 결국 코어 배치와 캐시, 명령어 집합을 얼마나 영리하게 짰느냐의 문제였습니다. 완성품이 손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이 2.0GHz짜리 성적표를 절반쯤만 믿어두려고 합니다. 그래도 이 정도 밑그림이면, 다음 노트북 교체 시기를 조금 늦춰볼 만한 이유는 충분히 생긴 것 같습니다.

이 글은 아직 정식 출시 전인 엔지니어링 샘플 유출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했으며, 언급된 클럭, 점수, 코어 구성은 작성 시점 기준 유출 자료이므로 실제 출시 제품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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