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년간 보조배터리 화재 107건, 소방당국이 말하는 안전 보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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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Pro






서울 3년간 보조배터리 화재 107건, 소방당국이 말하는 안전 보관법

솔직히 말하면, 저도 여름에 차 대시보드 위에 보조배터리 올려놓고 대수롭지 않게 내린 적 있습니다. 그늘도 아닌 직사광선 아래, 창문도 닫고요. “잠깐인데 뭐 어때”라는 그 생각, 아마 저만 한 건 아닐 겁니다. 그런데 최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공개한 수치를 보고 나서는 그 ‘잠깐’이라는 말이 달리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보조배터리 화재 관련 이미지 1

※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최근 3년간 서울에서만 보조배터리 화재가 107건 발생했습니다. 사망 2명, 부상 5명, 재산피해 약 2억 7천 7백만 원. 그리고 이 숫자는 해마다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2023년 15건이었던 것이 2024년 37건, 2025년 들어서는 이미 55건입니다. 한국소비자원 위해사례 접수 건수도 2021년 22건에서 2024년 136건으로, 3년 만에 약 6배가 됐고요. 보조배터리가 우리 일상에 파고든 속도만큼이나, 사고도 따라붙고 있는 모양입니다.

왜 보조배터리는 유독 위험한가

보조배터리 안에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갑니다. 스마트폰, 노트북, 무선 이어폰에 쓰이는 것과 같은 종류입니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서 작은 부피에 많은 전력을 담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인데, 동시에 이 특성이 위험의 씨앗이 되기도 합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열, 충격, 과충전 세 가지에 특히 민감합니다. 이 중 하나라도 임계치를 넘으면 배터리 내부에서 화학반응이 걷잡을 수 없이 가속됩니다. 이걸 ‘열폭주’라고 부르는데, 쉽게 말하면 불이 붙기 시작한 순간 스스로 계속 더 뜨거워지면서 꺼지질 않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보조배터리 화재는 일반 화재보다 훨씬 빠르게 연기와 화염이 퍼지고, 물로 끄기도 까다롭습니다.

실제로 소방관이 출동한 한 사례를 보면, 차량 대시보드 위에 올려두었던 보조배터리가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며 열폭주로 이어졌고, 결국 차 앞유리와 대시보드 전체가 집중적으로 타는 화재로 번졌습니다. 배터리 형태는 거의 남아 있지 않았고, 내부 셀이 녹아내린 흔적만 확인됐다고 합니다.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자동차 안, 왜 그렇게 빨리 뜨거워지나

여름철 밀폐된 차량 내부 온도가 얼마나 올라가는지 한 번이라도 직접 경험해본 분은 압니다. 에어컨을 켜고 나왔다가 잠깐 볼일 보고 돌아왔을 때 문 열면 쏟아지는 그 뜨거운 공기. 직사광선을 받는 대시보드 표면은 외기온도와 무관하게 훨씬 더 높은 온도에 도달하고, 이 열이 밀폐된 공간 안에 갇혀 더 쌓입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이런 환경을 버티도록 설계된 부품이 아닙니다. 배터리 내부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면 전해질이 분해되기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가스가 발생합니다. 외관이 부풀어 오르는 게 바로 이 신호입니다. 거기서 멈추지 않으면 열폭주로 이어지는 거고요.

지하철이나 항공기처럼 대피 동선이 제한된 밀폐 공간에서 보조배터리 화재가 발생하면 상황이 더 급박해집니다. 실제로 올해 서울 지하철 1호선 객실 안에서 승객이 소지하던 보조배터리에서 화재가 났고, 탑승객이 소화기를 직접 사용해서 겨우 진화했습니다. 승객 전원이 하차해야 했고요. 2호선에서는 연기가 발생해 열차가 회송 조치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소방당국이 실험으로 확인한 것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최근 서울소방학교 화재감정연구센터에서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시중에 판매 중인 보조배터리 보관 파우치 4종을 대상으로, 실제 화재 상황과 유사하게 충격·과충전으로 화재를 유도한 뒤 파우치가 연기와 화염 확산을 얼마나 지연시키는지 확인한 겁니다.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 가능했지만, 명확하게 확인됐습니다. 방염 성능이 있는 파우치는 화재 지연 효과가 있었습니다. 화염이 외부로 번지는 속도를 늦추고, 연기 누출도 어느 정도 억제했습니다. 완전히 막는 게 아니라 ‘시간을 버는’ 개념이지만, 밀폐 공간에서 그 몇 초, 몇 분이 대피와 초기 대응에 결정적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문제가 있었습니다. 시중에 파우치가 팔리고는 있는데, 이 제품들에 대한 성능 기준이 아직 없다는 점입니다. 구조와 재질이 제각각이고, 소비자가 어떤 제품이 실제로 방염 효과가 있는지 판단할 객관적 기준도 없습니다. 소방당국은 이번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관계기관에 표준화된 성능 기준 마련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지금은 기준이 없다는 걸 알고 사야 한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보조배터리 화재 관련 이미지 2

※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자동차 안 보조배터리, 왜 특히 위험한가

차 안에 보조배터리를 두는 게 왜 위험한지 이미 위에서 설명했지만, 조금 더 구체적으로 짚어보면 이렇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화재로 이어지는 3대 조건이 열, 충격, 과충전인데, 차 안은 이 셋 중 적어도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하기 쉬운 환경입니다. 여름철 고온은 말할 것도 없고, 달리다 보면 진동과 충격도 계속 쌓입니다. 거기다 대시보드처럼 직사광선이 직접 닿는 곳에 방치하면 배터리 내부 온도가 임계점을 넘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그리고 차 안에서 화재가 시작되면 진화가 정말 어렵습니다. 밀폐 공간인 데다 내장재가 대부분 가연성 소재라 순식간에 번집니다. 소방관이 도착하기 전에 이미 차 한 대가 전소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특히 여름 휴가철에는 보조배터리 사용 빈도 자체가 높아지니 더 주의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보조배터리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법

결론부터 말하면 단순합니다. 서늘하고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곳, 가연물이 없는 곳. 이 두 가지가 핵심입니다.

충전은 침대나 소파 위에서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보조배터리 화재는 특히 침구류나 가방처럼 주변에 불이 붙기 쉬운 물건이 많은 곳에서 발생할 때 피해가 급격히 커집니다. 충전 중에는 가급적 딱딱한 바닥 위, 가연물이 없는 자리에 두고, 과도하게 뜨거워지면 즉시 충전을 멈추는 게 맞습니다.

KC 인증 마크가 있는 제품을 쓰는 것도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온라인에서 싸다는 이유로 인증 없는 제품을 사다가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가격 차이보다 리스크가 훨씬 클 수 있거든요.

그리고 방염 성능이 확인된 보관 파우치를 쓰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완벽한 예방책은 아니지만, 특히 가방 안에 넣어 다니거나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는 분들이라면 만약의 상황에서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은 합니다. 다만 현재 성능 기준이 없으니, 방염 소재 여부를 꼼꼼히 따져보고 구매해야 합니다.

부풀거나 손상된 보조배터리,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이게 사실 가장 간단한데 실천이 안 되는 부분입니다.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거나, 외관이 찌그러지거나, 충전 중에 비정상적으로 뜨거워진다면 그 배터리는 이미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겁니다. 쓰지 말아야 합니다.

저도 컴퓨터 부품을 직접 뜯고 조립하면서 배터리 부풀음을 몇 번 마주친 적 있습니다. 처음엔 ‘아직 쓸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인데, 부풀기 시작한 리튬이온 배터리는 내부에서 이미 가스가 발생하고 있다는 뜻이라 거기서 더 사용하면 정말 위험합니다. 아까운 마음을 버리는 게 맞습니다.

처리 방법은 일반 쓰레기에 버리면 안 되고, 가까운 주민센터나 전자제품 판매점의 폐건전지 수거함에 가져다주면 됩니다. 배터리를 테이프로 감싸 단자를 절연한 뒤 가져가는 게 안전합니다.

보조배터리 화재 관련 이미지 3

※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파우치 기준이 없다는 것의 의미

이번 소방당국 실험에서 개인적으로 눈에 띈 부분은 파우치 이야기였습니다. 이미 시장에 제품은 있는데 기준이 없다는 건, 지금 당장 파우치를 산다고 해도 그게 실제로 효과가 있는 제품인지 소비자가 판단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얘기입니다. 방염 소재라고 표기된 제품도, 얼마나 방염이 되는지 검증된 기준이 없으면 마케팅 문구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소방당국이 관계기관에 성능 기준 마련을 건의하겠다고 했으니, 기준이 생기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훨씬 선택이 쉬워질 겁니다. 그전까지는 방염 소재 여부, 제조사 신뢰도, 실험 영상 유무 등을 직접 따져봐야 하는 수고가 필요합니다. 번거롭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107건. 3년 동안 서울에서만 이 숫자가 쌓이는 동안, 우리 대부분은 보조배터리를 별 생각 없이 가방에 던져 넣고 차 안에 두고 침대 옆에서 충전하고 있었을 겁니다. 위험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게 아니라, 아무렇지 않게 반복되던 습관 속에 조용히 쌓여 있었던 거니까요.


참고 자료

이 글은 공개된 소방당국 발표 자료와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정보 전달 목적의 글입니다. 보조배터리 화재 사고나 손상 배터리 처리와 관련해 구체적인 상황이 발생한 경우 소방서 또는 제조사 공식 안내를 우선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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