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테슬라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AI5’의 설계 검증 단계인 테이프아웃(Tape-out)을 마치고 양산 준비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 중인 신규 파운드리 라인이 이 물량의 생산 거점이 될 예정이다.
이번 소식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수주 하나가 아니라 시점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분기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메모리 사업의 초호황 덕을 톡톡히 봤지만,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은 상대적으로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를 계속 안고 있었다. AI5 프로젝트가 파운드리 실적의 반등 신호로 거론되는 배경이다.
테슬라 AI5 테이프아웃 완료, 텍사스 테일러 공장이 첫 시험대
테이프아웃은 팹리스 기업이 최종 설계된 반도체 데이터를 파운드리 업체에 넘기는 단계로, 이후로는 실제 웨이퍼 생산으로 이어지는 절차만 남는다. 업계에 따르면 AI5는 2나노 공정 기반으로 제조될 예정이며,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첫 대형 프로젝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설계가 끝났다고 해서 바로 다음 달 양산이 시작되는 건 아닙니다. 테이프아웃 이후에도 시험 생산과 수율 검증을 거쳐야 하는데, 이 구간에서 시간이 예상보다 더 걸리는 경우가 적지 않거든요. 신규 공장의 첫 대형 고객이라는 점은 그래서 기대와 부담이 동시에 걸리는 지점입니다.
삼성전자는 앞서 테슬라의 이전 세대 칩인 AI4를 국내 평택 라인에서 생산해왔다. AI5부터 미국 생산으로 넘어간다는 점은 테일러 공장이 설계 단계를 넘어 실제 가동 국면으로 들어선다는 뜻으로 읽힌다.
파운드리 반등 신호, 22조7000억원 계약이 갖는 무게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앞서 테슬라로부터 약 22조7000억원 규모의 칩 생산 계약을 따낸 바 있다. 여기에 메타, 앤스로픽과도 2나노 공정 기반의 맞춤형 반도체(ASIC) 생산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AI5는 이런 흐름의 연장선에 놓인 프로젝트로 볼 수 있다.
22조원대 계약 하나만 놓고 파운드리 사업 전체가 흑자로 돌아선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다만 대형 고객사의 첨단 공정 물량을 실제로 소화해낸 이력 자체가, 다음 수주 경쟁에서 내밀 수 있는 카드가 된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은 대만 TSMC가 여전히 앞서 있는 구도라, 삼성 입장에서는 물량 하나하나가 아쉬운 상황이기도 하고요.
업계에서는 AI5 양산이 본격화되는 시점부터 파운드리 실적 개선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을 거론한다. 다만 이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전망 수준이며, 실제 매출 반영까지는 양산 개시와 수율 안정화라는 단계를 더 거쳐야 한다.
테슬라와의 협력, 득과 실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
이번 협력을 한쪽 면만 보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확인된 사실을 장단점으로 나눠보면 다음과 같다.
- 확보되는 것: 텍사스 생산 거점의 첫 대형 고객 실적, 2나노 공정의 실제 양산 경험, 후속 칩 ‘AI6’ 개발 과정에서도 생산 파트너로 참여할 가능성
- 남는 부담: 테슬라가 AI5 물량을 삼성전자와 TSMC로 나눠 맡기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어, 전량을 삼성이 가져가는 구조는 아니라는 점
- 추가로 필요한 것: 생산 거점 확대에 맞춘 인력 확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최근 파운드리사업부를 포함한 82개 직군에서 경력사원 채용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물량을 두 회사가 나눠 갖는다는 대목은 개인적으로 꽤 현실적인 선택처럼 보입니다. 자율주행과 로봇, 데이터센터까지 걸쳐 있는 핵심 부품을 한 파운드리에만 맡기는 쪽이 오히려 테슬라 입장에서는 위험 부담이 클 테니까요. 삼성으로선 아쉬울 수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TSMC 한 곳에 쏠려 있던 물량의 일부를 처음으로 떼어온 셈이기도 합니다.
82개 직군 채용 공고를 보면 메모리사업부, 파운드리사업부, 시스템LSI사업부까지 반도체 사업 전반이 걸려 있다. 기흥, 동탄, 천안, 평택, 화성 등 국내 사업장은 물론 텍사스 생산시설 투자 확대도 인력 수요를 키우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남은 변수, 물량 분담과 양산 시점
아직 확인되지 않은 부분도 남아 있다. AI5의 실제 양산 개시 시점, 삼성과 TSMC 간 물량 분담 비율의 구체적인 수치, 그리고 수율이 목표치에 도달하는 시기는 현재 자료로는 명확하지 않다. AI6 등 후속 칩에서 삼성이 주요 생산 파트너로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는 있지만, 이 역시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
다음 분기 실적 발표에서 파운드리 부문의 구체적인 가동률과 수주 잔고가 어떻게 공개되는지가, 이번 협력이 실제 반등으로 이어지는지 가늠할 다음 확인 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삼성전자, 테슬라 차세대 AI칩 생산 초읽기… 2나노 파운드리 반격 신호…
- 세계서 돈 제일 잘 버는 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0조원’ 시대 눈앞
- 삼성전자, 반도체 경력사원 채용…HBM·D램 등 82개 직군
이 글에 담긴 수치와 계약 규모, 공정 정보는 작성 시점 기준 알려진 내용이며 이후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