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브리핑
- Q.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차세대 HBM 전략은 어떻게 다른가?
- Q. 차세대 HBM 경쟁에서 핵심 기술은 무엇인가?
- 핵심 결론: HBM 경쟁은 단순 메모리 성능을 넘어 설계·로직·패키징을 결합한 AI 시스템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AI 가속기의 연산 성능이 높아질수록 병목은 계산기보다 데이터를 실어 나르는 길에서 먼저 생깁니다. 핫칩스 2026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제시한 HBM 전략은 이 공통 문제를 놓고도 출발점이 달랐습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아래층에 로직과 연산을 더하는 길을, SK하이닉스는 더 많은 D램을 안정적으로 쌓는 길을 택했습니다.
같은 메모리 병목을 두고 한쪽은 데이터가 오가는 거리를 줄이려 했고, 다른 한쪽은 적층 구조가 버텨야 할 열과 휨을 먼저 풀려 했습니다. 도로를 넓힐지, 목적지 가까이에 작은 처리 공간을 둘지의 차이와 닮았습니다. 올해 핫칩스의 첫 공식 튜토리얼 주제가 메모리 기술이었다는 점도, 경쟁의 초점이 단순 연산 성능에서 시스템 전체의 데이터 흐름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HBM 병목의 해석은 서로 갈립니다
삼성전자는 베이스다이를 단순한 신호 전달층이 아니라 시스템온칩(SoC)에 가까운 역할을 맡길 수 있는 공간으로 봤습니다. 발표에 따르면 그래픽처리장치(GPU) 면적의 약 5~10%를 차지하는 메모리 컨트롤러 일부를 베이스다이로 옮기면, GPU 안의 공간을 연산 코어에 활용해 10~20% 수준의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숫자만 보면 작은 이동이지만, 칩 안에서 빈자리 하나를 어디에 쓰느냐가 성능을 바꾸는 셈입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적층 수가 높아질수록 문제가 되는 열, 칩 휨, 신뢰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HBM4 12단 제품은 양산 중이고 16단 제품은 고객 인증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습니다. 더 높게 쌓는다고 곧바로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각 층을 얇게 만들수록 구조는 예민해지고, 열을 내보낼 길도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베이스다이 연산과 고단 패키징이 맞붙습니다
삼성전자의 aHBM 구상은 메모리 접근이 잦은 연산을 베이스다이에서 선택적으로 처리해 GPU와 메모리 사이의 데이터 이동을 줄이는 방식입니다. 모든 계산을 메모리에 넘기는 개념이 아니라, 왕복이 잦은 작업만 가까운 곳에서 처리하려는 접근입니다. 이는 처리 속도와 시스템 전력 효율을 함께 겨냥합니다.
장기 계획인 zHBM은 GPU와 메모리를 수직으로 직접 연결하는 구조입니다. 삼성전자는 이 구조가 구현되면 차세대 HBM5 대비 D램 전력을 약 70% 줄이고, HBM4E 대비 대역폭을 2.3배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는 구현을 전제로 한 기술 방향입니다. 실제 제품에서 열 관리, 수율, 고객별 설계 조건을 어떻게 맞출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SK하이닉스가 제시한 하이브리드 본딩은 미세 범프 대신 칩과 칩을 직접 접합하는 방식입니다. 범프 간격을 18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줄이면서도 같은 적층 높이에서 D램 다이를 더 두껍게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높이를 올리는 경쟁이 결국 접합면과 열 경로의 경쟁으로 이어진다는 뜻입니다.
두 전략의 승부처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 구분 | 삼성전자 | SK하이닉스 |
|---|---|---|
| 핵심 접근 | 베이스다이의 로직·연산 기능 확대 | 고단 적층용 패키징·열 관리 |
| 주요 기대 효과 | 데이터 이동 축소, GPU 공간 활용 | 발열·휨 완화, 적층 수 확대 |
| 공개 수치 | 성능 10~20% 향상 가능성 | 범프 간격 18㎛ 이하 |
| 장기 방향 | GPU와 메모리의 수직 직접 연결 | 20단 이상 적층을 위한 직접 접합 |
표의 핵심은 어느 쪽이 더 앞섰다는 판정이 아닙니다. 삼성전자는 데이터가 이동하는 경로를 재설계하려 하고, SK하이닉스는 더 많은 층을 올려도 성능과 신뢰성을 지키는 방법을 다듬고 있습니다. 같은 목표라도 고객이 원하는 가속기 구조와 전력 조건에 따라 채택할 기술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메모리 경쟁은 이제 용량표의 한 줄만으로 읽기 어려워졌습니다.
양산 성과와 시스템 적용이 판가름합니다
SK하이닉스의 12단 양산과 16단 고객 인증은 적층 기술의 진척도를 보여주는 직접적인 지표입니다. 삼성전자의 경우에는 고객 맞춤형 메모리 컨트롤러 이전과 베이스다이 연산이 실제 가속기 설계에 어느 범위까지 들어가는지가 관건입니다. 발표에서 제시된 전력과 대역폭 수치가 제품 환경에서도 유지되는지 역시 지켜봐야 합니다.
두 회사 모두 데이터 이동, 전력, 열을 함께 풀어야 한다는 진단에는 닿아 있습니다. 다만 병목이 좁은 길 하나가 아니라 여러 교차로에서 생긴다는 점이 이번 발표의 핵심이죠. 앞으로는 적층 단수나 전송 속도뿐 아니라, 고객 시스템에서 어떤 구조가 실제로 채택되는지가 경쟁의 방향을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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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기술과 수치는 작성 시점의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했으며, 개발 및 제품 적용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