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브리핑
- Q. 네이버가 검색창에서 AI 에이전트로 옮겨간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나?
A. 검색창이 키워드에 맞는 링크를 나열해 사용자가 직접 고르게 했다면,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의도와 데이터를 파악해 필요한 정보 탐색과 행동을 스스로 연결·수행하는 구조다. 같은 시리즈에서 다룬 현대백화점그룹도 마이크로소프트와 리테일 특화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기로 하는 등, 챗봇을 넘어 ‘결정과 실행’을 대신하는 방향으로 산업 전반이 움직이고 있다. - Q. 이 전환의 장점과 위험은 각각 무엇인가?
A. 장점은 사용자가 여러 페이지를 오가지 않아도 비교·추천·실행까지 한 번에 처리돼 편의성이 커지고, 플랫폼은 축적된 검색·커머스 데이터를 실제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어떤 상품과 정보를 보여줄지 결정하는 권한이 에이전트를 운영하는 플랫폼에 집중되고, 링크 클릭에 기반한 기존 광고·트래픽 모델과 외부 콘텐츠 생태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검증이 필요한 과제로 남는다. - 핵심 결론: AI 에이전트 전환은 사용자의 선택 단계를 줄여주는 대신 ‘결정권’이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변화이며, 편의성과 권력 집중의 균형이 관전 포인트다.
네이버 AI 에이전트 전환은 검색창 너머의 결정권까지 노린다는 기대와 함께 거론됩니다. 그런데 이번에 확인한 자료에서 숫자로 드러나는 사례는 네이버가 아니라 유통 현장, 현대백화점그룹의 리테일 AI 에이전트입니다. 같은 에이전트라는 말을 두고 한쪽은 검색 플랫폼의 다음 단계로, 다른 쪽은 매장 운영의 도구로 읽는 셈입니다. 이 간극이 이 글의 출발점입니다.
왜 지금 이 차이가 중요할까요. 포인트데일리는 창간 10주년 특집에서 AI 경쟁을 국가와 초거대 기업 사이의 권력 이동으로 규정했습니다. 검색 플랫폼이든 백화점이든,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다음 행동을 대신 정해주기 시작하면 고객 접점의 주도권이 옮겨갑니다. 그래서 어떤 회사가 어떤 범위까지 결정을 넘겨받는지 확인하는 일이 지금 필요합니다.
검색 플랫폼의 에이전트와 매장의 에이전트가 갈리는 지점
자료가 말하는 에이전트의 정의는 분명합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ICT 계열사 현대퓨처넷은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MS)와 리테일 AI 혁신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협약 내용은 AI 사용 환경의 보안 체계 구축, AI 중심 업무환경 확대, 리테일 특화 AI 에이전트 개발, 새 AI 서비스 발굴과 사업화입니다. 그룹은 AI 적용 영역을 챗봇이나 콘텐츠 생성에서 에이전트로 넓힌다고 밝혔고, 정해진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의 의도와 데이터를 파악해 필요한 업무를 스스로 연결하고 수행하는 구조를 목표로 세웠습니다.
검색 서비스의 에이전트는 어떻게 다를까요. 검색은 결과 목록을 내놓고 사용자가 고르게 두지만, 에이전트는 고른 뒤의 행동까지 이어받습니다. 식당 예약을 예로 들면 검색은 후보를 보여주는 안내판이고, 에이전트는 전화까지 대신 걸어주는 비서에 가깝습니다. 네이버 AI 에이전트가 검색창 밖의 결정권을 노린다는 표현은 바로 이 비서 역할을 뜻합니다. 다만 네이버가 어떤 범위의 결정을 넘겨받을지, 이번 자료에서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확인된 쪽은 백화점입니다. 백화점이 검색 회사보다 먼저 에이전트라는 단어를 협약서에 올렸다는 점은 의외였습니다.
네이버 AI 에이전트가 넘어야 할 벽, 헤이디 숫자가 먼저 보여준 것
현대퓨처넷이 개발한 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heydi)는 이미 운영 수치를 공개했습니다. 매장, 상품, 편의시설, 이벤트 같은 내부 정보를 생성형 AI와 결합해 고객별로 쇼핑 동선을 제안하는 서비스입니다.
| 항목 | 수치 | 기준 |
|---|---|---|
| 누적 이용자 | 약 180만명 | 2025년 6월 베타 이후 2026년 8월까지 |
| 글로벌 이용자 | 약 28만명 | 누적 이용자 중 |
| 하루 평균 이용 건수 | 2만건 이상 | 현대백화점 발표 |
| 지원 언어 | 11개 | 영어·중국어·일본어·프랑스어·스페인어·아랍어 등 |
표를 읽는 법은 이렇습니다. 처음에는 외국인 고객 중심으로 출발했지만 누적 180만명 가운데 글로벌 이용자는 28만명이므로, 실제 이용의 대부분은 내국인이 만들었습니다. 안내 데스크 직원 한 명이 하루에 응대할 수 있는 문의와는 자릿수가 다른 규모를 AI가 받아내고 있는 셈이죠. 그룹은 이를 두고 AI가 길 안내를 넘어 쇼핑 콘텐츠 큐레이터 역할을 한다고 설명합니다.
에이전트의 힘은 답을 잘하는 데서 나오지 않고, 답한 뒤에 무엇을 대신 실행할 수 있는지에서 나옵니다.
이 기준으로 보면 헤이디는 아직 추천까지입니다. 협약이 말한 업무를 스스로 연결하고 수행하는 단계는 앞으로의 목표이지 공개된 결과가 아닙니다. 네이버 AI 에이전트 역시 같은 벽 앞에 서게 됩니다. 추천에서 실행으로 넘어가려면 결제, 예약, 취소처럼 실수하면 고객이 바로 손해를 보는 영역을 다뤄야 하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발표한 성과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이 갈리는 지점
현대백화점은 데이터 마케팅 2.5 프로젝트로 점포별 구매 패턴을 머신러닝으로 분석하고 고객군을 세분화했습니다. 신촌점에서는 뷰티 상품 구매 고객의 연계 구매 패턴을 분석한 뒤 스포츠 브랜드 혜택을 제공했고, 시범 운영 기간 뷰티 구매 고객의 객단가가 전년 동기 대비 13%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룹 시가총액도 2020년 6월 말 약 4조6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약 9조8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커진 것으로 추산됩니다.
여기서 두 번째 대조가 생깁니다. 13%와 두 배는 회사와 특집 기사가 강조하는 숫자입니다. 반면 시범 기간이 끝난 뒤에도 효과가 유지되는지, 시가총액 증가에서 AI가 차지한 몫이 얼마인지는 자료가 답하지 않습니다. 차이가 생긴 이유는 관점에 있습니다. 창간 특집은 그룹의 전략을 소개하는 자리이고, 수치는 그룹이 제공한 것입니다. 틀렸다는 뜻이 아니라, 검증 주체가 아직 회사 자신이라는 뜻입니다. 시가총액 두 배를 AI 경쟁력 이야기 바로 옆에 놓은 구성은 조금 앞서간 느낌이 있습니다.
추천과 실행 사이의 거리는 생각보다 멉니다.
그래서 판가름 조건은 세 가지로 좁혀집니다. 첫째, 현대퓨처넷과 MS가 만들 리테일 에이전트가 실제로 어떤 업무를 스스로 수행했는지 결과를 공개하는지입니다. 둘째, 신촌점의 13%가 시범 기간 밖에서도 유지되는지입니다. 셋째, 네이버가 검색 밖의 어떤 결정을 어디까지 대신할지 공식 계획을 내놓는지입니다. 세 가지 가운데 하나라도 확인되면 검색창 너머의 결정권 이야기는 기대에서 사실로 옮겨가고, 그전까지는 백화점의 숫자가 유일한 실측치로 남습니다.
이 글의 이용자 수, 성장률, 시가총액 수치는 작성 시점의 회사 발표와 보도를 기준으로 하며 이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정 기업에 대한 투자 판단의 근거로 삼기 위한 글은 아닙니다.